뇌가 내린 징크스: 약인가, 병인가?

미신적인 경기 전 의식부터 구조화된 멘탈 트레이닝까지, 엘리트 선수들은 짓눌러 오는 경쟁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징크스'와 '루틴'에 의존합니다. 정신적 집중력과 운동 성과, 그리고 압박감 속 감정 조절을 이끄는 매혹적인 심리학적 메커니즘을 함께 파헤쳐 보세요.

2026-09-09     Jeon Soo-min(ST Reporter)

    전 세계를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지난 7월 20일 막을 내렸다. 월드컵 선수들 대부분은 자신만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경기장에 입장할 때 무조건 오른발을 먼저 내딛는다. 해리 케인은 경기에서 골을 넣기 시작하면 면도를 하지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이러한 행동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가? 스포츠 경기는 철저한 원칙과 체계 안에서 운영되며, 그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스포츠계에서는 미신의 일종인 징크스가 승리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인가? 징크스에는 어떠한 심리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으며, 우리는 징크스의 족쇄로부터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징크스의 의미와 그 원인

    징크스는 특정한 결과를 불러온다고 믿어지는 행동 또는 그러한 신뢰 자체를 의미한다. 징크스 발생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조작적 조건화이다. 조작적 조건화는 개인이 특정 행동을 하였을 때 선택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해당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심리학자 버러스 스키너의 ‘스키너 상자’ 실험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스포츠 선수가 경기 승리라는 긍정적 결과를 마주하면, 그날 본인이 행한 사소한 행동을 조건으로 인식하여 그 행동이 징크스로 강화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불안감 해소이다. 행동과학자 제인 라이즌의 “Believing What You Do Not Believe”에 따르면 인간은 미신적 행동이 비이성적임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미신적 행동을 수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해리 케인 본인도 수염을 기르는 것이 골을 넣는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그 행동이 경기에 대한 불안을 완화해주기에 징크스를 실천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압박이 만들어낸 자기암시-양날의 검

    징크스는 미신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010년 독일 쾰른대학교 심리학 교수 리잔 다미슈 외 2명의 연구진은 일련의 실험들을 통해 징크스가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들이 자신만의 행운의 부적을 지니고 있지 않을 때보다 부적을 지니고 있을 때 더 높은 수행 능력과 집중력을 보이는 것을 관찰했다. 징크스가 긍정적 자기암시로 작용하여 자기효능감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징크스가 제공하는 자기암시에는 한계가 존재하며, 오히려 개인의 불안을 중폭시킬 수 있다. 태국 탐마삿대학교 스포츠심리학과 수팟차린 케마랏 교수는 스포츠 선수의 징크스 의존도가 높을수록 심리적 안정감은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징크스를 신뢰하는 만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에 대한 공포감과 강박이 극단적으로 강해지고, 불필요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패배의 징크스에서 승리의 루틴으로

    징크스는 분명한 장점도 존재하지만 개인이 외부 요인에만 의지하게 만든다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루틴이 있다. 루틴은 주로 운동선수들이 운동 전 신체를 활성화시키고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수행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루틴은 외부 결과를 통제하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화하여 과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징크스와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
     징크스에 빠지는 것은 스포츠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우린 살면서 불확실한 결과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최선의 결과를 추구하는 일에 있어서 징크스와 루틴 중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경우에서 스스로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여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Jeon Soo-min(ST 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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