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이후의 미래
메타버스 이후의 미래
  • Jung Ah-in
  • 승인 2026.09.0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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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가상현실(VR) 프로젝트의 뼈아픈 실패에서 벗어나, 빅테크 기업들이 실용적인 AR 스마트글래스와 공간 연산(Spatial Computing)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차세대 AR이 어떻게 디지털 경험을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2021년 10월, 마크 저커버그는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10년 이상 페이스북으로 유지해 왔던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한 것이다. 이는 소셜 미디어 중심 기업이었던 기존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저커버그는 전부터 “The metaverse is the next frontier just like social networking was when we got started.”라고 언급하며 메타버스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듯, 수많은 기업이 가상 회의실, 디지털 오피스, 가상 콘서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중들은 마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2018)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를 상상했으며, 메타버스 산업은 전성기의 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ST, Jung A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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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기대와 달리 메타버스 열풍은 지속되지 못했다. 메타가 대표 서비스로 내세웠던 Horizon Worlds는 낮은 완성도로 인해 조롱받았으며, 공개된 아바타의 이미지가 온라인상에서 밈으로 확산되기까지 했다. 또한 메타는 리얼리티랩스 사업부에 매년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음에도 막대한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Horizon Worlds 역시 기대했던 만큼의 사용자 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2026년 3월, 메타는 Horizon Worlds의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철수하고 모바일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언론을 이를 두고 “the costliest flop of all time”이라고 혹평했다.

    사실 메타버스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먼저,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메타버스의 아이디어를 완벽하게 구현해 내기 어려웠다. 메타버스의 목표는 사용자의 실제 주변 환경을 현실적인 가상 환경으로 대체하고, 사용자가 경험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기술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해 내기에 역부족이었다. VR 게임의 렌더링 성능 문제가 빈번했으며, 지연시간이 너무 길고 그래픽이 충분히 현실적이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Oculus Quest 2등의 무거운 헤드셋이 장시간 착용하기 불편하다는 제약이 존재했다. 이는 사용자 이탈로 이어졌는데, 다른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핵심적인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가 감소할수록 서비스의 매력도 더욱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VR 산업의 미래는 이대로 끝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메타버스는 대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오히려 공간 컴퓨팅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간 컴퓨팅이란 디지털 정보를 현실의 공간 위에 배치해 사용자가 이를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VR, 증강현실(AR)뿐만 아니라 센서 기술, 웨어러블 기기 모두 공간 컴퓨팅에 포함된다. 기존 VR이 별도의 가상 환경을 생성해 사용자가 실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반면, AR은 기술이 실생활과 적절히 융합되어 더 생산적이고 수동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ST, Jung A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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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문화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마블의 2019년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이 3D 홀로그램을 손으로 회전시키며 시간 여행을 발명해 내는 장면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또한, 동일 연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피터 파커가 착용한 AI 안경인 E.D.I.T.H도 AI와 공간 컴퓨팅을 적절하게 융합한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업계가 미래를 상상하면, 기술 인더스트리가 이를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따라잡고 있는 것이다.

    메타의 행보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메타는 여전히 VR 기기를 개발 및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방식의 AR도 함께 탐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마트 안경이 있다. 대표적으로 메타와 EssilorLuxottica가 공동 개발한 Meta Ray-Ban Display는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 생성형 AI를 탑재해 사용자가 음성만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대해 질문하거나 실시간 통역을 요청하면 AI 비서가 이를 수행해 준다. 그리고 사용자는 이 모든 과정을 안경 화면(UI)을 통해 직접 목격할 수 있다.

    현재 공간컴퓨팅 분야는 현실을 대체하는 것에서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AR은 기존 메타버스에 비해 더욱 실용적이기 때문에, 더 넓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메타버스가 주로 비디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초점을 맞췄던 반면, AR은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즉, 공간컴퓨팅을 활용한 별도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만들어내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나아가 AI는 이러한 발전을 더욱 가속시킬 수 있다. Meta Ray-Ban Display에서 볼 수 있듯이, 생성형 AI는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해석하고, 음성 또는 시각적 UI를 통해 이에 반응한다. 사용자가 메뉴를 직접 탐색하거나 특정 기능을 일일이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직관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AI는 공간컴퓨팅의 UX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가 가상 공간으로 현실을 완전히 대체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에 실패했던 반면, 미래의 AR을 중심으로 한 공간컴퓨팅 산업은 현실을 그대로 유지한 채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Jung Ah-in (ST Reporter)

ahinjung@soongsil.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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