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혐오와 조롱을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와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징벌적 손해 배상 제도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타벅스의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에 이어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인 일간 베스트에 대한 폐쇄론이 재조명되며, 온라인 공간의 정화와 규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나아가 혐오 표현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놀이처럼 소비되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혐오 표현도 표현의 자유인가?
대한민국은 일부 유럽 국가들과 달리 ‘혐오 표현’자체를 직접 규율하는 포괄적 독립 법률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현행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는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성립한다. 특정 성별이나 지역 등 집단을 향한 혐오 발언은 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형법상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일정한 요건 아래 친족 등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특정 커뮤니티 폐쇄의 법적 한계
이러한 커뮤니티 폐쇄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청와대의 일간 베스트 폐쇄 검토가 이루어졌으나 법적 한계에 부딪혔었다. 우선 불법 도박 사이트처럼 존재 목적 자체가 위법인 경우와 달리 일반 커뮤니티는 합법 게시물과 불법 게시물이 공존하기에 통째로 폐쇄할 법적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명확성의 원칙에 따르면, 무엇이 폐쇄 대상 혐오 사이트인지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모호하여 폐쇄가 공권력의 자의적인 행정권 행사나 정치적 검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청소년들에게 대물림 되는 혐오 문화와 극우 놀이
올해 7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국 교사 1,109명과 학생 1,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교사 10명 중 7명 이상이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쓰이던 혐오 표현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혐오 표현의 약 90%는 정치인이나 역사적 인물의 죽음을 조롱하는 표현이었으며, 말끝에‘~노’를 붙이거나‘운지’와 같은 표현이 일상 대화나 과제에서조차 단순한‘재미’로 쓰이고 있었다. 특히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57.5%가 ‘남들도 사용하니까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으려고’쓴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혐오 표현이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요구에 대한 부담과 학교 차원의 공동 대응 체계 부재는 사태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온라인 혐오 콘텐츠와 커뮤니티 문화의 확산이 꼽힌다.
한편 다른 국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 표현을 어떻게 규제하는가? 먼저 독일은 네트워크집행법(NetzDG)을 통해 플랫폼 기업이 명백히 위법한 콘텐츠를 신고 받은 지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유로의 막대한 벌금을 부과한다. 유럽연합 역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빅테크 기업들에 불법 콘텐츠 관리 의무를 부과하며, 이를 위반할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해외의 이 같은 흐름은 우리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플랫폼의 소극적인 대응에 머물기보다,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법적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청소년들이 혐오 콘텐츠를 단순한 놀이나 밈으로 소비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교육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혐오 표현을 비판적으로 판별하고 타인의 존엄을 존중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Seo Jun-hee(ST 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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